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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25 나지완 징크스
  2. 2009.10.14 새벽 4시
  3. 2009.10.06 FF
  4. 2009.09.28 저온화상
  5. 2009.09.21 pass or not
  6. 2009.09.11 급류 2
  7. 2009.08.31 사담
  8. 2009.08.10 청소병 1
  9. 2009.07.19 keep going
  10. 2009.07.09 사람, 사람.

나지완 징크스

2009. 10. 25. 00:30 from -
나지완 징크스. 나지완 타석을 내가 지켜보고 있으면 홈런을 친다. 아마 올해 패넌트레이스에서 낸 홈런 24개 중에서 반 정도는 본 것 같다. 당연히 난 한화이글스 팬이기 때문에 보려고 본 건 아니다. 어느 날은 한화 경기가 클리닝 타임이라 채널을 돌리다가 기아 경기를 보는데 나지완 타석이었다. 볼카운트 2-0에서 '또 나지완이네~'하고 보는 순간 공이 펜스를 넘어갔다. 어느 날인가는 한화 경기가 일찍 끝나서 기아 경기를 보고있는데 홈런을 쳤다. 올해 구장에서 본 경기는 총 26번. 그 중에 4번이 기아 경기였다. 3번은 한화-기아전으로 대전구장에서 있던 경기였고, 나머지 한번은 목동에서 히어로즈-기아전이었다. 그 4번 모두에서 나지완은 홈런을 쳤다. 한화나 히어로즈 두팀 다 4강에 들지 못한 팀이고 특히나 한화는 투수진이 시망(한번은 류현진한테 뽑은 홈런이지만), 게다가 파크팩터를 생각해봐도 직관 4번 모두에서 나지완이 홈런을 칠 확률이 그렇게 높을까. (그 4번의 시합 중에 나지완보다 12개의 홈런을 더 친 김상현의 홈런은 딱 한 번 봤다;) 뭐 야구경기에서 홈런이라는게 아주 많이 중요한 건 아닐 수도 있다. 차근차근 팀플레이로 만들어나가는 한 점이 더 큰 점수일지 모른다. 어쨌거나 내가 바나나우유 몸매의 나지완을 인식하게 된 건 볼 때마다 치던 홈런 때문이다. 내가 무심히 티비를 보다가, 혹은 구장에 갔다가 '왜 쟤는 매번 홈런을 치는거야!'라고 버럭하다보니 어느 새 나지완 징크스라는 것까지 생겨 있더라.


내 기억에 올해 패넌트레이스에서 내가 나지완 타석을 보고 있을 때 홈런이 나오지 않았던 건 딱 한 번이다. 9월 24일에 기아가 1위를 결정짓던 날. 비교적 최근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코시 5,6차전에서도 나지완은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1-4차전은 제대로 안봤다) 나지완 징크스가 깨졌나 했다. 그래서 오늘은 맘 편하게 경기를 보고 있었다. 개인적인 이유로 SK를 응원했는데 잠시 TV를 꺼둘 것을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나지완이 치지 못했어도 기아의 9회 말 타순이 워낙 좋았다. SK는 이미 8번째 투수가 나온 상황에 채병용은 올 시즌이 끝나면 팔 수술하고 군에 간다. 아마 오늘 등판을 생각도 못했을거고 4차전에서 던질 수 있는 한계까지 던졌을거다. (불펜에서 팔도 제대로 못 푸는 상황이었다니 괜히 배영수가 생각난다) 나지완이 공을 치는 소리는 딱 들어도 넘어가는 소리였다. 그 순간 생각났다. 엑, 나지완 징크스 유효했던건가- 하고.


2009년 시즌이 완전히 끝났다. 올해도 거의 다 갔구나 싶다. 꼴칰이었지만 재밌었다. 어쩌다보니 선수들 관계되는 일도 좀 하게 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기억에 남을 경기들과 내가 좋아한 첫번째 선수의 은퇴식, 연패의 순간에도 구장에 있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은 못했지만 다른 팀의 경기도 재밌었다. 내년 4월까지는 무슨 재미로 사나. 스토브리그도 야구의 재미라지만 팀의 두 기둥이 흔들거리는 이글스의 FA크리를 생각하면 겨울도 내년도 암울한게 사실이다 (심지어 내야의 기둥 김민재 선수도 코치가 됐다;) 그래도 언젠가는 V2를 만들어내려니 하고 또 6시 반이면 두근두근하면서 TV 앞이나 지정석에 앉아있을게 뻔하다. 그깟 공놀이가 뭐라고. 나참.

 

오늘, 야구가 끝났다.






Posted by yujo :

새벽 4시

2009. 10. 14. 04:42 from -
아 쌀쌀하다. 개인적으로 추운 계절을 좋아하지 않아서 이 무렵이 되면 온 몸이 굳어가는 것 같다. 환절기라 기관지도 좋지 않고 잠도 제대로 못자서 새벽에 깨고, 다시 잠들려고 두어 시간을 뒤척이다가 그냥 일어났다. 감기는 밀물과 썰물처럼 오가고 그나마 몸무게가 계속 빠지는 건 멈췄다. 잠을 못자니 입맛이 있을 턱이 있나.

최근에 푸초딩이 나한테 그랬다. 원래 세상에서 제일 잡기 힘든게 기회고 제일 맞추기 힘든게 시기라고. 이 말을 안들었다면 정말 지금도 꾸역꾸역 자학하고 있었을거다. 그냥 내가 잘못한게 아니고, 내가 부족했던게 아니고, 전부 거짓이었던게 아니라 무지하게 운이 없었던 것 뿐이라는 얘기. 내 탓이 아니고 남의 탓....은 아니지만-_-; (내 탓도 없진 않았겠지.) 그래도 그냥 어쩌다 한 번 있었을 운이 없었던 일이라고 위로를 받았다. 덕분에 어디서 쉽게 꺼내지 못할 이야기들도 겨우겨우 꺼내서 뱉어가며, 평소에도 얼마 있지 않은 긍정들을 싹싹 긁어모아서 지내고 있다. 자학하고 속으로 앓는 것 보다야 백번은 나았을 일이다. 뭐 어쩌겠어. 이것도 한 때고 현실이니까 즐기는 수밖에 없다. 결론은 푸초딩님 감사... 고기 살게; 내가 매일 놀려도 사실은 고마워하고 있다니까ㅋㅋ

운이 없을 때도 있고 있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까. 어쨌거나 새벽 4시는 어두컴컴하고 춥다. 그래도 시간은 지나기 마련이고 아침이 되면 지금보단 분명히 따뜻하고 기분도 나아져 있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치과만 안가도 밥을 좀 더 잘먹을거 같기도 한데.



Posted by yujo :

FF

2009. 10. 6. 02:44 from -
연휴 끝나고 바로, 그러니까 원래대로 하면 어제 오사카 아니면 후쿠오카로 여행갈 계획이었는데 어영부영 하다가 그냥 눌러앉았다. 일정 조율하다보니 항공권 HK 떨어지도록 예약하는 시점을 놓쳤음-_-... 머리도 식히고 재충전하는 타이밍이 되었으면 했는데 좀 아쉽다. 하긴 몸도 별로 안좋고 곧 엄마 생신도 있으니 좀 무리였나 싶기도 하다. 이번에 못가면 크리스마스-연말 즈음이나 되어야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도 운이 좋아야 가능한거고. 그냥 지를걸 그랬다. 휴. 날도 쌀쌀해지니 따뜻한 나라 생각도 나고 카레 먹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카레 말고 그 알수없는 풍미의 동남아 카레. 여행지 음식은 중독성이 있다.

몸 상태가 계속 지지부진하다. 지난 주말에 고열몸살로 앓았던 이후로 감기 조각을 몸에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느낌이다. 좀 나아질만 하면 또 컨디션 다운. 책상에 허리가 아파서 오래 못앉아있기도 하고 토기가 올라올 만큼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그렇다. 살은 계속 빠지고 있어서 심지어 명절 연휴동안에도 1kg가 빠졌다. 배탈난 것도 아닌데. 까칠해지는 얼굴때문에 별로 좋지도 않다. 몸도 마음도 건강했으면 좋겠다.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ㅠㅠ


시간을 빨리감기로 돌려버렸으면 싶은 때가 있다. 시간이 필요한건지 필요없는 건지, 잘 구분은 안가지만.





Posted by yujo :

저온화상

2009. 9. 28. 10:05 from -
 주말 내내 아프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원래도 감기든 몸살이든 몸 상태가 좀 안좋으면 열이 잘 나는 편이기는 한데, 39도에 조금 못미치는 체열이 오락가락하니 집에서도 비상사태였다. 또 요즘 플루가 유행이라 하니까. 응급실에서도 주말에는 검사결과가 안나온다 했다. 하릴없이 그저 해열제 먹고 조금 상태가 나아졌는데 또 열이 오르면 정말 혈액검사 받으러 가야 한다. 귀찮다. 아마도 일 하나를 마무리한데 따른 긴장풀림성 몸살이 아닐까 싶다. 여행도 갔다오고 나면 이렇게 한 번씩 아팠었다.
 대전에 돌아왔다. 벌써 더위가 다 지났고, 한 해가 저물어가는 느낌이 든다. 일어나서 대충 음악을 틀어놓고 에곤 쉴레의 화집을 뒤적거리고 있자니 싸늘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새벽 공기도 차지만, 9월 말 아침에 보기에 에곤 쉴레는 너무 차다. 그건 둘째치고 아침에 일어나서 이렇게 유유자적 화집이나 보고, 음악이나 듣고 있었던게 언제였나 싶다. 주말의 아침은 뇌를 딱딱하게 굳힌 것과 같은 알코올 찌꺼기랑 함께였던 것 같은데. 익숙하면서도 어색하고 여유로운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할 일이 많다.
 열이 나지 않을 때의 체온은 36도 정도. 36.5도는 커녕 35.9도에서 36.1도를 겨우 오가는 정도의 체온이다. 미지근하고 그다지 열정도 없을 것 같은 몸뚱이를 가지고, 어째서 매번 그 저온에 화상을 입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정신을 차려보면 데여있는 거다. 언제 화상을 입는지 알면 제때 피하기나 할텐데 꼭 나중에서야 흉터를 발견하고 수습하느라 난리지.



Posted by yujo :

pass or not

2009. 9. 21. 02:54 from -
밀린 숙제(자업자득)를 해치우다가 문득 뭔가 떠올라서, 찾아볼게 있어서 예전 기록을 들춰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는데 단어를 고르는 감도를 보자니, 글은 그때가 훨씬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기억에 남는게 [세상의 문제들은 대체적으로 간단하지만, 쉽지 않다] 라고 적어둔 메모가 있었다. 호라, 요즘을 비추어보면 적절하다. 요즘에 내가 당면한 문제들은 딱 저 꼴이다. 어찌보면 쉬울 수도 있는 문제를 내가 어렵게 돌아가고,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전만큼 사건을 단순화시키지 못해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문제해결에 있어 고려해야 할 변수의 범위가 확장되어간다는 의미와 비슷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지나고 봤을 때에 남는 것은 pass or not 정도일 것 같으니 적당히 가지치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이건 그냥 간단한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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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2009. 9. 11. 14:50 from -
생각해보면 올해 초부터 그랬던 것 같다.
알 수 없는 급류에 말려서 집을 떠나고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다시 만나고 새로운 걸 배우고
한 달 후를, 한 주 뒤를, 내일을 알아볼 수 없는 날들을 지내고 있다.
당장 몇 분 뒤도 어떻게 될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깜깜하다.
거역할 수도 없고 실체도 모르는 거대한 물살이 삶의 전반을 휘감는다.
너무 빠르다. 정신이 없다. 중심은 제대로 잡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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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2009. 8. 31. 01:27 from -
가끔 자신이 선택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서러워지는 경우가 있다.
어쩔 수 없지--- 내가 그렇게 만든 거라서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채워도 채워도 차지 않는 그릇은 어디에 쓰면 좋을까.
넘치기 직전까지 찰랑찰랑하게 수면이 올라올 날만 기다리고 있다.
혹은 그릇이 있었다는 것을 잊거나, 잊을 수 있도록 하거나, 잊었다고 믿는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 했다.
헌데 나는 늘 반反에 서있다. 이것은 비단 내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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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병

2009. 8. 10. 00:03 from -
주말을 집에서 보내고 다시 올라왔다. 후덥지근한 일요일 밤이다.
일단 씻으려고 욕실에 들어섰는데 생각해보니 내려가기 전에 욕실 청소를 했었다.
바닥 타일이고 세면대고 반짝반짝하니 물기가 싹 말라있는게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욕실에서 뛰쳐나와서 청소를 했다. 세탁기도 돌렸다.
내일 모레쯤에는 집에서 택배로 새 이불이 도착할거다. 장마철 습기먹은 이불 바이바이.
머리 속도 쓱삭쓱삭 청소를 한다. 청소병, 나름 괜찮다.
샤워하고 자몽에이드를 마시면서 잘될 일만 생각하기로 했다.
그냥 다 청소하고 나니까 뭐든지 잘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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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 going

2009. 7. 19. 11:13 from -

언제는 뭘 잃는게 두려웠나
교집합의 시기가 지날수도 있는 것 뿐인데.

나는 좀, 내 마음대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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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2009. 7. 9. 14:15 from -

1. 나는 널 처음부터 믿은 적이 없어.
주변에 너같은 사람은 또 처음이라 이 판단이 맞는 건지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결론은 역시 너는 믿을 수 없어. 나는 처음부터 너를 믿은 적이 없다. 믿어볼까 생각해 본 적도 있는데 안믿어. 적어도 20여년간의 학습 효과가 너에게는 이렇게 나타나.


2. 내 인생이 아무리 시트콤이라도-_-
네 앞에서 삽질은 그만하고 싶다. 한두 번도 아니고... 나도 수오지심이라는게 있는 사람인데 , 하필, , 너 앞에서 이렇게 의도하지 않은 삽질을 하는지ㅠ 내가 좀 어디 나가서 헐랭하게 돌아다니다가 사고를 치기는 해도 한 사람 앞에서 반복적으로 이렇게 쪽팔리는 일이 거의 없는데 왜 이런지 모르겠다고ㅜㅜ 나 그렇게 이상한 사람 아니거든요ㅜㅠ 부디 이미 다 잊어버렸기를;;;


3. 귀엽다.
어깨가 동그마니 치아와 목덜미가 가지런한 것이 참으로 초식동물같다.
이런 말을 호감의 표시로 알아들어줄 사람이 있을까 과연.


4. 당신이 거기 서 있는 모습이 영원할 것 같았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듣는 것이 괴롭다. 어떤 사람이 <늘 계속될 것 같던 현실이 추억이, 기억이 된다>고 말했는데 그 말이 너무 예리해서 속이 베인 듯 했다. 이게 당신이 원한 건지 모르겠지만 난 당신이 원한 길로 갔으면 좋겠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웃으면서 최고가 아니더라도 당신이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그게 당연한 것처럼.


5.시간이 너무 중요하다. 그 사이에 담겨진 사람들이.





Posted by yuj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