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연장하는거 까먹고
네임서버 수정 안해놨었다 혐생이 바빠서요...........ㅎ
블로그 폭파된줄 알고 찾는 사람은 없었을 거 같지만
쥬근지 열흘만에 개같이 부활했습니다
잘먹고 잘살고 있답니다
항상 내 삶의 가장 어둡고 지저분한 것들만 이곳에 늘어놓고
바깥의 나는 포동포동하고 즐겁고 푹 잘자고 살아요.
월말에는 비행기타고 나가서 미술관 투어를 할거랍니다.
즐거운 명절 되세요.
도메인 연장하는거 까먹고
네임서버 수정 안해놨었다 혐생이 바빠서요...........ㅎ
블로그 폭파된줄 알고 찾는 사람은 없었을 거 같지만
쥬근지 열흘만에 개같이 부활했습니다
잘먹고 잘살고 있답니다
항상 내 삶의 가장 어둡고 지저분한 것들만 이곳에 늘어놓고
바깥의 나는 포동포동하고 즐겁고 푹 잘자고 살아요.
월말에는 비행기타고 나가서 미술관 투어를 할거랍니다.
즐거운 명절 되세요.
처음 약을 먹기 시작했을 때는 정말 놀라웠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이런 정도의 텐션으로 살고 있는 건가 싶었다.
이유도 모를 우울과 불안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
일상에 집중하고 주변에 좀 더 다정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것,
사는 게 매일같이 권태와의 전쟁이라고 느끼지 않는 것,
쓰레기통같은 방을 좀 더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되는 것,
절박함도 편두통도 옅어져 갔다.
나는 속에 아주 커다란 블랙홀을 가지고 있다.
그곳으로 모든 것들이 시커먼 곳으로 천천히 흘러들어가고 다시는 나오지 못하는
그런 것을 끌어안고 산다고, 언제나 내 속에 그런 것이 있음을 자각했었다.
부교감 신경이 문제라고 했다. 그래서 약을 먹었다.
나는 이전의 기억을 잃은 사람처럼 일상적인 사람들의 일상에 몰입해갔다.
언제나 지상에서 4cm정도 떨어져있는 것처럼 몽롱했던 스스로가 드디어 땅에 발을 붙인 것 같았다.
잠 못 드는 밤에 더이상 나를 설명해줄 노래를 찾아 헤매지 않았다.
- 사실 요즘은 남들이 얽어놓은 좋은 플레이리스트도 쉽고 많으니까.
가끔은 술을 마셨다. 그리고 가끔은 빠른 시간에 기억을 잃었다.
그런 날은 내가 반대편의 나를 찾아가는 날이었다.
다음 날은 후회를 많이 했지만 한편으로는 반갑고 안도했다.
어떤 날들은 습관적으로, 그립다는 듯이, 일상인 것처럼, 그래야 하는 것처럼
술을 마셨다. 그리고,
(암전)
드문드문 이전의 발자국을 짚어 보다가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오세요 핀란드 같은.
https://twitter.com/moimoifd/status/989515863165300736?s=20
- 없어요. 이제 갔어요.
- 예전에 사람들이 19년이나 같이 살았는데 죽으면 힘들겠다 라고 말했을 때, 그렇겠죠 그래도 제가 무슨 재주 있나요. 죽은 고양이를 살리는 재주는 없으니 살아있을 때까지 해줄 거 다 해주려고요 라고 답했었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었다. 장례식장도 미리 알아본 적이 있었다. 그러면 덜 힘들 줄 알았는데 사실 비교대상이 없으니 더 힘든지 덜 힘든지는 모르겠다. 마음은 많이 아프다. 어디에도 말할 곳이 없는데 어디에든 말을 해야 했다.
- 화장하기 전에 엄마가 좋은 데 가라고 인사해 하셨는데, 나는 아무것도 실감이 나질 않아서 그냥 멍하니 서있었다. 고양이를 받아든 직원이 너무 작네요 하셨는데 그 앞에서 바보처럼, 네 예전엔 5키로도 넘게 나갔는데 나이먹고 아파서 살이 많이 빠졌어요, 작아요. 이제는 너무 작죠 그런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 장례식장에 다른 고양이와 강아지가 살고 있었다. 걔들이 내 옆에서 계속 애교를 부리는데 걔들을 쓰다듬으면 내 고양이를 마지막으로 쓰다듬은 감촉이 흐려질까봐 만지질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천천히 화장을 할 것을 그랬나. 아니 그러면 뭘하나, 살아있을 때 더 많이 안아줄 것을. 비염이 있고 알러지가 있다고 많이 안아주질 못했다.
- 그 누구를 만져도 널 만지는 것은 아닐거야.
- 보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발바닥 냄새를 맡아봤다. 꼬순내가 난다고 하던 발에서 아무 냄새도 나질 않았다. 미간에 코를 대면 맡아지던 고소한 털 내음이 없었다. 그냥 좀 비릿한 냄새만 났다.
- 고양이는 꽤 오랫동안 구내염으로 고생을 했다. 열 살 넘어서는 마취가 어려워서 스케일링도 하질 못하고 양치나 주사로 버텼다. 마지막까지도 이가 아파서 밥을 잘 못먹고 갔는데, 화장하고 나온 턱뼈가 뽀얗다. 저 짜그만 턱뼈가 뭐라고 너를 그렇게 고생시켰나 싶다. 이제는 아프지 않은 곳에 있겠지? 그래도 나는 내 곁에 있는 것이 좋았는데.
- 메모리얼 스톤을 만들고 싶었는데 이건 영영 썩질 않으니 나중에라도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가 없다고 한다. 어쩌면 만들어서 집에 두었다가 나이가 들면 이사다니면서 귀찮다, 이걸 언제까지 들고다니나 하는 마음이 들까봐 덜컥 두려움이 나서 안만들고 분골하여 집에 가져왔다. 사람은 다 변한다. 나는 그게 많이 두렵고 아프다.
- 얼마 전에 초록색 보타이를 산 일이 있었는데 고양이 둘러서 사진 한 번 찍어본다고 생각만 하고 깜박 잊은 채 고양이가 가버렸다.
- 엄마가 빈소 앞에서 사느라 수고했다, 한 마디를 하시는데 나는 그게 그렇게 눈물이 났다.
- 여행으로 자리를 비운 동안 상태가 천천히 나빠졌다고 했다. 내가 집에 온 다음 날부터는 아프다는 표를 내며 식음을 전폐했다. 주사기로 물을 입에 넣어줘도 고개를 팩 하고 돌렸다. 아마도 내가 돌아오길 기다린 거라고 했다. 밥을 안먹으니 자꾸 발이 차갑게 식어서 전기장판 위에 올려주고 발을 만지작거렸다. 그렇게 삼 일을 지냈나보다.
- 내가 여행에서 돌아온 날 밤이었나, 엄마 꿈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나오셨다고 했다. 그래서 엄마는 누군가 갈 때가 됐구나 하는 생각을 했단다. 나는 외할아버지는 우리 고양이 본 적도 없는데 왜 나오셨대? 하고 퉁을 부렸다.
- 내가 자꾸 울어서 가족들이 담요며 사료그릇이며 빠르게 치워버렸다. 눈에 안보인다고 마음이 그렇게 빨리 사라지나.
-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해주는 위로가 생각보다 많이 위안이 됐다.
- 19년이나 우리 집에서 살고 있었다. 다른 곳에 뿌려주기 싫다. 사실 이제는 아무런 의미없는 가루가 되었는데, 어떻게든 이제는 내 고양이의 그 모습을 찾을 수가 없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내 속에서 희망이라던가 기대같은 것이 자라나는게 싫었다.
모든 미래를 거세당하고 그저 탄생에서 죽음으로 축을 따라 한 발씩 이동하는 것이 전부인
개돼지, 그래 개돼지의 삶이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나에게 꼭 어울리는 자리라고
우울과 통탄 속에서 끝만을 기다리라고 매일같이 되내었다.
현실을 버리지 못하는 자에게 스스로 내리는 벌로 딱 맞지 않은가.
마흔 살이 되기 전에
(나도 마흔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쉽게 꺼낼 수 있을지 몰랐다)
지금의 삶을 벗어나서 아주 긴 여행을 하고 싶다.
그 시작은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걷는 것이 될 거다.
나는 지금 아주 쓸모없는 -예를 들면 발가락 양말을 신는 것이 물집이 잡히지 않아 걷기 편하다 같은- 정보를 모은다.
그리고 잠잠히 기다리고 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나를 온전히 책임질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그게 누군가에게, 특히 가족에게 폐가 되지 않는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리스본에서는 두 달 쯤 머무르고 싶다.
모나코와 자다르를 지나 돌아올 것이다.
집에서 조금 지나다가 다시 마추픽추로 날아갈 것이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옐로나이프에서 오로라를 볼 것이다.
포틀랜드에서도 몇 달 쯤 머물고 싶다.
여름은 에든버러에서, 겨울은 아테네에서.
아.....
얼마 전 친구와 저녁을 먹으면서 그런 얘기를 했다.
매일같이, 어떤 것도 쉽게 그냥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지나가지 못하고
뭘 하나라도 얻어내려면 요구하고, 설명하고, 제시하고, 아등바등 노력해야만 하는게 너무 피곤하다고
그게 하다못해 점심 메뉴를 하나 고르거나, 휴일을 보내는 것 같은 일상적인 것들에서조차
척하면 척 손뼉이 딱딱 맞질 못하고 자잘한 차이를 좁혀가야 하는게 너무 지친다고 했다.
일하고 연애하고 사는 문제로 확대되면 지침의 폭도 확대된다.
어쩌면 그 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이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해서 얻어낸 것들이
내 양껏 차는 것들이 아닌 타협의 결과물이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진 것은 비루하고, 그것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은 성에 안차고,
내 욕심은 끝이 없고 완벽하지 못하면 못견뎌내는 성미는 피곤하고
그런 것들과 매일 같이 싸워야하는 시간이 정말... 지침.
어떤 날은 그냥 내 인생에 몇 번 없을 행운처럼 요행으로라도,
혹은 그냥 찰떡같이 너무 잘 맞는 사람들과 살고 있어서
쓱 하고 쉽고 좋은 것들이 손에 쥐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냥 그런 것들이 좀 있어야 이 지침도 덜하지 싶고
이 장기 레이스가 해볼만 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겠냐...
신 새끼야 동기부여를 좀 해줘라 줘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기분이 나아질까.
어제 갑작스레 나랑 같이 공연을 보러가게 된 친구랑 하던 얘기지만
한달 뒤, 며칠 뒤, 당장 몇시간 뒤라도 무슨 일이 생겨날지 한치 앞을 모른다.
일상에서 벗어난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툭 툭 치고 지나간다.
내가 어떻게 제어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선 쉽게 마음을 비우는 편이지만
그런 피로가 누적되고, 마땅히 성토할 곳도 없고,
꾸역꾸역 다시 이 곳을 찾아 돌아온다. 낡은 집처럼.
올해의 생일송은 the map이었다. 음원도 없고 영상도 없고...
기억을 가물가물 되살려 혼자 나즈막히 불러보았다.
- the map
who knows, the pain.
I'm lost in the dark.
Your memory.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
This is the reason why I stand here still.
Wherever you will go
Will be alright
Will be alright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
뭘 해도 쉽게 넘어가질 않는 시간
나는 가지도 별로 없는 나무인데
최근? 아마 작년 말부터 바람이 많이 든다.
이유를 잘 모르겠다.
반환점이 왔는가 하고 미루어 짐작만 할 뿐이다.
여기는 어디쯤일까.
스스로의 비루함을 마주하는 시간이 가장 괴로운데
그 시간이 끝날 기미가 도저히 보이질 않는다
어느 바닥까지 내려갈까
언제까지 도망칠래
이 터널에 끝에서 정녕 허물을 벗을 수 있는게 맞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