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해당되는 글 150건

  1. 2013.04.28 시소
  2. 2013.01.23 나이를 실감할 때.
  3. 2013.01.03 새해
  4. 2012.12.15 forgiveness
  5. 2012.10.01 여유
  6. 2012.09.10 나는 내가 너무 변하지 않아서 걱정이야.
  7. 2012.09.03 별일 없이 산다.
  8. 2012.07.14 -
  9. 2012.07.02 악순환
  10. 2012.06.16 찬탄

시소

2013. 4. 28. 00:14 from -

내가 무엇인가를 가지려면 누군가는 그것을 잃어버려야 하고

내가 행복하려면 누군가는 상처받아야 한다.

누군가 불행해지거나 빼앗기면서까지 나는 행복해져야 하는 걸까.

그렇게 해서 얻는 것들이 과연 얼마만큼이나 가치있는 것일까.

모두가 행복해지고 모두가 좋을 수 만은 없다.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그런 딜레마가 옳은 건지 생각하고 있고

물론, 내가 어느 한쪽을 선택하더라도 내 결정대로 흘러간다는 보장도 없는데

이런 생각들이 나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행복은 항상 어쩐지 요원하다.



Posted by yujo :

나이를 실감할 때.

2013. 1. 23. 01:15 from -

회사의 어린 남직원이 소개팅을 해서 두어번 본 아가씨가 마음에 드는데,
목걸이도 사주고 싶고 머리핀도 사주고 싶은데 부담스러워 할까봐 고민이라고 말을 했다.
내 나이또래는 이제 어디서 밥먹지, 다음엔 뭘하지 그런 생각으로 소개팅을 하곤 하는데
그 친구가 뭐든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들어서 큰일이란 말을 하는게 참 부러웠다.
예전엔 우울하면 방에서 혼자 깡소주도 마시고 좌절하면 죽고 싶단 생각도 해보고
이 사람 아니면 안되겠다 싶은 사람도 있었고 신나면 길거리에서 짱구춤도 췄다.
지금은 죽기도 귀찮고 깡소주 마시려면 다음날 출근 어떻게 할지가 더 걱정된다.
내 정신을 모두 지배했던 사람은 속 안에 감춰둔 채 가벼운 관계들 앞에서 그냥 웃고 있다.  

정말 나이 든 것 같다.

Posted by yujo :

새해

2013. 1. 3. 14:12 from -

이루지 못하는 것을 가슴에 품고 지내는 모든 사람에게

그래도 희망이 있으니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몇 년 째 새해 아침에 같은 소원을 빈다.

이루어지지 않을거라면 차라리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잊기나 할 수 있었으면



Posted by yujo :

forgiveness

2012. 12. 15. 01:32 from -

나한테 너를 용서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
술김이건 어쨌건 먼저 솔직하게 말해주지 않았다면 그렇게 하지 못했겠지.
아예 없었다면 더 좋았을 일이지만
어쨌든 엎지러진 물이고, 나도 내 정신 차리려고 분노의 화살을 모두 네게 돌렸었다.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것이 그 일부였던 자책을 스스로에게 겨누었다면
버텨내지 못했을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쉽지는 않았었던.
이제는 다 흘려보내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용서하고 잊을 건 잊고 배울 건 배우고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고, 진실과 진심의 부딪힘이 있어야했다.


잘 지내. 잘 지내자. 아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시간도 길지는 않겠지만 그때까지는
이렇게 물 흐르듯 편안하게 너와 나를 궁지로 몰아세우지 않고
잘 지내. 이제 우리에게 남은 말은 이것뿐이지만





Posted by yujo :

여유

2012. 10. 1. 01:11 from -

1.

추석이 되자마자 감기가 잔뜩 걸려가지고.

아마도 감기기운은 추석 전주부터 도사리고 있었겠지만 집에 와서 엄마밥 먹고 긴장을 푸는 순간

내 몸을 지배한다...가 아니고 내 코를 내 목을 지배한다ㅠㅠ 코도 멍멍 머리도 멍멍

추석 음식을 먹는데 이게 고기를 먹는 건지 콧물을 드링킹하는 건지

고기인데 고기맛이 하나도 안나다니 그게 무슨 소리요 의사양반



2.

명절이라고 고속도로 정체를 겪어본게 난 살면서 처음이다.

친가도 외가도 근처라서, 그리고 일하고 난 뒤로는 쭉 기차를 타고 다녀서 몰랐네.

운전석에서 몸을 뒤틀며 으악, 이렇게 10시간씩 다니는 사람도 있단 말이야? 하고 약간의 멘붕을 겪고

겨우 들른 휴게소에서 곱게 옷 차려입고 핫바를 우물거리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들뜸도 읽는다.

이런거였군요 한국의 명절문화...(싱기싱기) 이 나이 먹어도 처음 겪어보는 일들은 참 많다.

하지만 다음 명절엔 기필코 기차표를 예매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3.

홍 : 야 그냥 해, 너 어차피 잃을 것도 없는데

나 : 그... 그런가;

홍 : 뭐 안되면 희망정도?잃겠지(낄낄)



4.

우리집은 선거철이 되어도, 정책이나 노선에 대해 좋네 나쁘네 토론은 해도

누구를 뽑을 건지 (당연히) 말 안하고, 누구를 뽑으라고도 (당연히) 말 안하고, 누구를 뽑았는지도 (당연히!) 말 안한다.

왜냐믄 비밀투표의 원칙이야말로 민주주의의 바탕을 깔아주는 거니까. 아빠가 늘상 그러했다.

(그러나 특별한 사유 없이 투표를 안하는 것은 가족 모두로부터 질타의 대상이 된다...;)

주변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닌가보다. 왜 자식한테 누구 찍으라고 그러지? 이상해.



5.

사람이 안되는 걸 계속 붙잡고 있는 것도 못난 짓이다.

선택과 집중, 결단과 포기, 할 만큼 해봤으면 안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해보자.

오기랑 집념 말고... 아오 쓸데없이 쑥쑥 자라나는 근성따위.






Posted by yujo :
자야할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 낮잠때문인지 잠이 안온다.
오늘 쇼핑하면서 느낀 건데 옷 입는 취향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미니멀리즘의 단색 옷을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인가 큰 깨달음을 얻고
'그래. 여자로 태어난 이상 리본을, 쉬폰을, 레이스를, 러플을, 드레스를 마구마구 입어주마' 하게 되었다.
구두랑 가방이랑 화장품은 언제나 옳다.
더 어릴 적에 샤방샤방하지 않았던 걸 좀 후회하고 있다.
어쨌거나 휙휙 바뀌는 외관과는 별개로 속이 참 똑같다는 것을 최근에 깨달아서
씁쓸했다. 나는 내가 너무 변하지 않아서 걱정이다.
아주 변하지 않는 건 아닌데 남들보다 그 속도가 너무 더딘 것 같아서 늘 갑갑했다.
그 간격을 항상 오랜 곱씹음과 기다림으로 메워갔다.
스스로가 변하기를 기다리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우스운 날들.
벌써 여름이 다 갔다.


Posted by yujo :

별일 없이 산다.

2012. 9. 3. 01:19 from -

어떻게 보면 너무도 평화로운 일상의 연속이다.

남들이 보는 요즘의 나는 어떨까.

아마 적당히 일해서 월급받고 그걸로 쇼핑에 몰두하는 철없는 여자애.

주말이면 좋은 식당 리스트를 정해서 한군데씩 들러보고 맛있는 걸 먹고 차를 마시고

집에 케이크나 과일이라도 사들고 들어가면 세상에 둘도 없는 효녀 취급도 받는다.

뭐 하나 뒤틀림 없는 것 같은 평온한 날들의 연속인데

이제껏 그렇게 지내본 적이 없어서, 매일 쫓기듯 뭔가를 하고 생각하고 그렇게만 지내서

시간이 이런 식으로 흐르는게 두렵다. 이대로 있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돈다.

사람이 멍청해지는게 한순간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냥 텅 비도록 다 내려놓는 때라는 생각도 든다.

이상한 초조감이 그림자처럼 뒤를 따르지만

별일 없이 살고있다. 그냥 그렇게.

이런 날들이 계속 되기만을 바라는 것은 아니고 아마 그렇지도 못하겠지만.





Posted by yuj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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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4. 22:43 from -

삶을

지탱해주던 많은 것들이

무너져내리는

날들

연속


세상은 한없이 나에게

그저

폭력적이고

차마 어디가서 내뱉지도 못할 비참함과 수치를 겪게 하고

작은 위안마저 허락치도 않는

지친 시간과 공간의 연장


제발 나도

오롯한 행복과 만족을

알 수 있기를

무릎이 헤져 문드러질 때까지 어디를 향해 기도해도

등에는 칼이 꽂히고

맨발로 걸어가야 할 길은

뜨거운 못이 가득하다.


울기를

멈출 날이

올까.






Posted by yujo :

악순환

2012. 7. 2. 01:30 from -

나는 마음이 안좋을 때는 열심히 청소를 한다.

청소도 하고 빨래도 엄청 했다. 온 집이 깨끗하다. 내 마음만 안깨끗하고.

이상하게 매일매일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다지 뚜렷한 성과도 없고 나아지는 것도 없다. 혼자서 혼자만의 세계에서 아둥바둥.

그게 너무 속상하고 괴롭고 마음 한구석에 그런 앙금들이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으니까

별것도 아닌 것에 감정 컨트롤이 안되고 공격적이 되버린다.

사람들한테 상처주고 그러면서 나도 고립되고 거기에 상처받는 악순환.

뭘 해도 내 성에 안차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왜일까. 왜 매일 괴롭지?

내가 나 자신한테 바라는게 많은 걸까. 세상에 욕심을 부렸나.

그러고 새벽까지 꾸역꾸역 베개에 머리 쳐박고 울다가 아침이 되면 쳇바퀴처럼 출근을 한다.

다 털어내고 싶다.

블로그도 그만 할까 싶다.




Posted by yujo :

찬탄

2012. 6. 16. 23:35 from -

당신의 음악은 나를 너무 생각하지 않게 만들어서 좋아.
현실과 타협하느라 무뎌진 감정의 날을 벼리게 하고
지나친 저울질 대신 솔직한 감정 그대로 부딪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지.
나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고 이제까지 내가 알던 것들은 모두 무위가 된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당신은 당신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그렇게 되는 것을 알고
당신은 오만을 부려. 아주 거슬리지. 그렇지만 눈을 뗄 수가 없어.
마음의 벽이 불안정한 영혼에서 나온다는 걸 아니까, 나 또한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아주 냉정하게 식은 머리 끝에서 지금까지보다 더 많이 알 것을 종용한다.
모든 것이 비워지는 것으로부터 채워넣어야 할 것은 훨씬 많아졌다는 걸 깨닫는다.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이 운동해서 건강한 몸을 갖고,
선입견을 밀어버리고 사고와 감정을 풍부하게 해야 할 욕구가 생긴다.
그런 방식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Posted by yuj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