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추석이 되자마자 감기가 잔뜩 걸려가지고.
아마도 감기기운은 추석 전주부터 도사리고 있었겠지만 집에 와서 엄마밥 먹고 긴장을 푸는 순간
내 몸을 지배한다...가 아니고 내 코를 내 목을 지배한다ㅠㅠ 코도 멍멍 머리도 멍멍
추석 음식을 먹는데 이게 고기를 먹는 건지 콧물을 드링킹하는 건지
고기인데 고기맛이 하나도 안나다니 그게 무슨 소리요 의사양반
2.
명절이라고 고속도로 정체를 겪어본게 난 살면서 처음이다.
친가도 외가도 근처라서, 그리고 일하고 난 뒤로는 쭉 기차를 타고 다녀서 몰랐네.
운전석에서 몸을 뒤틀며 으악, 이렇게 10시간씩 다니는 사람도 있단 말이야? 하고 약간의 멘붕을 겪고
겨우 들른 휴게소에서 곱게 옷 차려입고 핫바를 우물거리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들뜸도 읽는다.
이런거였군요 한국의 명절문화...(싱기싱기) 이 나이 먹어도 처음 겪어보는 일들은 참 많다.
하지만 다음 명절엔 기필코 기차표를 예매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3.
홍 : 야 그냥 해, 너 어차피 잃을 것도 없는데
나 : 그... 그런가;
홍 : 뭐 안되면 희망정도?잃겠지(낄낄)
4.
우리집은 선거철이 되어도, 정책이나 노선에 대해 좋네 나쁘네 토론은 해도
누구를 뽑을 건지 (당연히) 말 안하고, 누구를 뽑으라고도 (당연히) 말 안하고, 누구를 뽑았는지도 (당연히!) 말 안한다.
왜냐믄 비밀투표의 원칙이야말로 민주주의의 바탕을 깔아주는 거니까. 아빠가 늘상 그러했다.
(그러나 특별한 사유 없이 투표를 안하는 것은 가족 모두로부터 질타의 대상이 된다...;)
주변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닌가보다. 왜 자식한테 누구 찍으라고 그러지? 이상해.
5.
사람이 안되는 걸 계속 붙잡고 있는 것도 못난 짓이다.
선택과 집중, 결단과 포기, 할 만큼 해봤으면 안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해보자.
오기랑 집념 말고... 아오 쓸데없이 쑥쑥 자라나는 근성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