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할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 낮잠때문인지 잠이 안온다.
오늘 쇼핑하면서 느낀 건데 옷 입는 취향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미니멀리즘의 단색 옷을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인가 큰 깨달음을 얻고
'그래. 여자로 태어난 이상 리본을, 쉬폰을, 레이스를, 러플을, 드레스를 마구마구 입어주마' 하게 되었다.
구두랑 가방이랑 화장품은 언제나 옳다.
더 어릴 적에 샤방샤방하지 않았던 걸 좀 후회하고 있다.
어쨌거나 휙휙 바뀌는 외관과는 별개로 속이 참 똑같다는 것을 최근에 깨달아서
씁쓸했다. 나는 내가 너무 변하지 않아서 걱정이다.
아주 변하지 않는 건 아닌데 남들보다 그 속도가 너무 더딘 것 같아서 늘 갑갑했다.
그 간격을 항상 오랜 곱씹음과 기다림으로 메워갔다.
스스로가 변하기를 기다리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우스운 날들.
벌써 여름이 다 갔다.


Posted by yuj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