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2009. 10. 14. 04:42 from -
아 쌀쌀하다. 개인적으로 추운 계절을 좋아하지 않아서 이 무렵이 되면 온 몸이 굳어가는 것 같다. 환절기라 기관지도 좋지 않고 잠도 제대로 못자서 새벽에 깨고, 다시 잠들려고 두어 시간을 뒤척이다가 그냥 일어났다. 감기는 밀물과 썰물처럼 오가고 그나마 몸무게가 계속 빠지는 건 멈췄다. 잠을 못자니 입맛이 있을 턱이 있나.

최근에 푸초딩이 나한테 그랬다. 원래 세상에서 제일 잡기 힘든게 기회고 제일 맞추기 힘든게 시기라고. 이 말을 안들었다면 정말 지금도 꾸역꾸역 자학하고 있었을거다. 그냥 내가 잘못한게 아니고, 내가 부족했던게 아니고, 전부 거짓이었던게 아니라 무지하게 운이 없었던 것 뿐이라는 얘기. 내 탓이 아니고 남의 탓....은 아니지만-_-; (내 탓도 없진 않았겠지.) 그래도 그냥 어쩌다 한 번 있었을 운이 없었던 일이라고 위로를 받았다. 덕분에 어디서 쉽게 꺼내지 못할 이야기들도 겨우겨우 꺼내서 뱉어가며, 평소에도 얼마 있지 않은 긍정들을 싹싹 긁어모아서 지내고 있다. 자학하고 속으로 앓는 것 보다야 백번은 나았을 일이다. 뭐 어쩌겠어. 이것도 한 때고 현실이니까 즐기는 수밖에 없다. 결론은 푸초딩님 감사... 고기 살게; 내가 매일 놀려도 사실은 고마워하고 있다니까ㅋㅋ

운이 없을 때도 있고 있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까. 어쨌거나 새벽 4시는 어두컴컴하고 춥다. 그래도 시간은 지나기 마련이고 아침이 되면 지금보단 분명히 따뜻하고 기분도 나아져 있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치과만 안가도 밥을 좀 더 잘먹을거 같기도 한데.



Posted by yuj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