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해당되는 글 150건

  1. 2010.03.18 nujabes 사망 1
  2. 2010.03.14 침잠
  3. 2010.02.09 03:46
  4. 2010.01.31 여행의 끝은 언제나 비참하다.
  5. 2010.01.25 emptiness 1
  6. 2010.01.21
  7. 2009.11.30 섬광
  8. 2009.11.13 빨간불 23초 1
  9. 2009.11.03 나는 당신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10. 2009.10.26 pause 2

nujabes 사망

2010. 3. 18. 20:43 from -
당신의 재능에 경탄하고
비어버린 공간을 당신이 만든 음파들로 채우며
기다렸지. 내가 사는 곳에도 자유롭게 당신의 음악이 들리기를

매일같이 빈 곳을 채우려 꾸역꾸역 눌러담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지만
사실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떠날, 너무도 가벼운 곳일지 모른다.

rest in peace.





nujabes - Feather



Posted by yujo :

침잠

2010. 3. 14. 20:46 from -
최근에 쓴 글 몇 개를 지웠다. 이유는 사실 그 때 그 타이밍에 쓰고 싶었던 글이 아니었는데
속에 있는 걸 제대로 내뱉지 못해서 다른 내용의 글을 '꾸며서' 썼기 때문이다.
며칠 블로그에 들어올 때마다 그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진심이 아닌 글들은 지웠다.
물론 포스팅했던 몇몇 곡들을,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그 때 하고 싶었던 진심의 말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비공개로 돌리지도 않고 그냥 지웠다. 그 편이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속에 있는, 내뱉고 싶은 말들이 있지만 할 수는 없다.
여기에서 할 말도 아니고 누구에게도 말하기 쉽지 않은 것들이고 말해도 변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 말들은 그냥 곱게 땅을 파고 묻어야 할 것 같다. 저 깊은 땅 속에 보이지 않도록.
땅에 묻는다고 해서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냥 내 속에 깊이 묻어두는 것 뿐이다.


말을 하는 것과는 별개로, 지금의 판단이 옳은 건지 그른 거였는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
지금이 옳은 건지, 아니면 그때가 옳은 건지 언젠가는 알게 될 날이 올거다.
나는 은근히 어떤 부분에서는 성격이 좀 급한 면이 있어서 안달하기도 하지만 결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나 혼자만 관계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타인이 있고, 상호작용도 있고, 시간도 환경도 있으니.
세상의 모든 일들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좋게 만들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만큼 좋지 못할 때는 더 많다.
어쨌거나 더 길게 봤을 때 인생의 기울기가 음보다는 양이 아니겠냐고 뒷자리의 J가 얘기해줬다.
(우리는 왜 술 먹다가도 그래프를 그려야 하는 걸까;;orz)


시간이 지난다. 사실 최근에 그 무엇으로도 시간을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어느 것에도 방점을 찍지 못한 채로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침잠했다.
혼자서 웃거나, 혼자서 울거나, 웃지도 울지도 않는 죽은 것 같은 채였다. 지긋지긋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속으로 삼키고 삼키고, 이런 일들은 익숙하다고 생각할 때도 됐다.

아마도 평생 해야할 일. 넣어두는 법에 익숙해지고 능숙해질수록 괜찮은 사람은 내가 된다.



Posted by yujo :

03:46

2010. 2. 9. 03:48 from -

아침부터 연무가 내렸었다. 하루종일 조금 추웠다.
창문을 열어보니 안개가 가득 차 있다.
눈 앞까지 자욱해서 바로 앞 건물의 창도 불이 꺼져있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언제나 텅 비어있는 것 같은 공중이 무언가로 꽉 채워져 있음을 실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
비어있는 곳은 아무 곳도 없다.
Posted by yujo :
여행 중에는 모든 것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입 안에서 후두둑 터지는 연어알처럼 순간이 빛난다.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의 비릿함, 나는 종이처럼 구겨져서 비오는 날의 거리에 방치된다.
버리고 오겠다 마음 먹은 정신의 짐들은 그대로 가방에 담겨져서 돌아오는 길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안내방송을 통해 들려오는 모국어에 잠시 위로받는 싸구려 외로움, 여행이 아니라 도피를 꿈 꾼 죄의 벌을 받는다.
기억은 흐려지고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여행의 끝은 언제나 비참하다. 그래서 다시 시작으로 돌아간다.
모든 끝과 시작은 연결되어 있다.


유리는 무난하고 평탄하며 크게 굴곡질 일 없이 뻔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그럴 수 없다면 최소한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수 있는 뻔뻔함을 가지고 싶다고 답했다.



Posted by yujo :

emptiness

2010. 1. 25. 03:01 from -
아주 힘들어서 못견딜 것 같고 죽을 것 같고 그러면 상큼하게 때려치고 말겠는데
강도가 딱 견딜만한 (물론 견딜 정도만, 절대로 만만하지는 않고) 수준이라는 게 문제다.
지친다. 그만둘 수는 없지만. 지친다. 지쳐가고 있다. 지쳐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스스로의 선택에 기반한 것이니까 별 수 없어서라도 하는 수 밖에.

머리와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비우러 (바람일 뿐이겠지만) 큐슈에 다녀옵니다.
춥지 않았으면 좋겠다.




Posted by yujo :

2010. 1. 21. 03:34 from -
날씨가 따뜻하니까 눈이 아니고 비가 온다.
개인적으로 추운 것도 싫고 눈도 싫은데(눈이 싫다기보단 눈이 오면 운전하기 어려워서 추운데 걸어야하는게 싫고)
밤에 이렇게 비가 살살 오니까 좋다. 앞으로도 춥지 않고 겨우내 비가 왔으면 하는 작은 바람.
** 
1월은 축/대전 방문의 달/축 이었는지 자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놀러왔다.
막 2년만에 보는 사람도 있었고... 다들 자신의 길에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았고 즐거웠다.
좋은 소식 전해주신 Y선배님, 부러워요. 초면인 CH군(4세, 어린이)은 내가 만난 사람 중 최고 연하의 남자;;
가족과, 매우 가까운 몇몇의 절친과 소소하게 보낸 연말과는 달리 밖에서 재미있게 보낸 연초였지만
덕분에 하고 있던 작업들을 목표로 했던 만큼 끝내지를 못해서 마음이 무겁다.
아 사실 노는 시간 외에도 시간은 많았지. 내가 문제다-_- 나도 알고 있어;;; 열심히 할거야;;;;;;;
** 
모임이 많은 건 좋은데 과식의 연속이다 보니 식사량도 늘고 체중이 좀 불었다. (나시고렝이 너무 좋다!)
볼에 살이 좀 차올라서 초췌해 보이지 않는 건 좋은데, 볼에만 살이 차오른게 아니라는 건 좀 문제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있다는 건가... 아토피 때문이라도 당분간은 채식생활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 
사실 죽자고 달려들면 못할 것도 아닌데 하자니 힘들어서 하기 싫고, 안하자니 해야할 것 같다.
기왕 할거면 일찍 끝내는 게 좋은데 힘드니까 하기는 싫다. 어휴. 되면 한다(응?)
** 
다음 주에 일본 여행을 간다. 오랜만의 여행이라 신난다. 신나긴 한데 마음 한 켠은 여전히 무겁고;
** 
부등호의 인간관계라는 것은 언제나 당연히 어렵다. 한 쪽에게는 미안하고 한 쪽에게는 언제나 기갈을 느낄 뿐.
두어달 전과는 다른 의미로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필요한 것들이 원하는 만큼 충족되면 좋겠다.
물론 그게 내 마음대로만 되는 일은 아니지만 노력하고 있으니까 조금은 운도 따라줬으면 좋겠다.
미안한 쪽이 있다. 왜곡이라도 될까, 혹은 기만일까 싶어 할 수 없었지만 사과하고 싶었다.
난 부족해서 내가 바라는 것만 보고 전념하기도 모자란 상황이다. 전부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없다.


Posted by yujo :

섬광

2009. 11. 30. 02:21 from -
시간은 흐르고 주변은 소리없이 변해간다. 둥글게 모여있던 사람들은 자기만의 것을 찾아서 하나 둘 떠나간다. 심지어 내가 죽기 전에 한국에서 출시가 될까 싶었던 아이폰까지 나온 마당에, 왜 나는 변하지 않는 걸까. 여전히 어둡고 축축하고 무기력하며 누구든 받쳐주지 않으면 끝없이 침잠한다. 주변 사람들이 내뿜는 에너지만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하마처럼 삼켜댄 반사광으로 겨우겨우 지탱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받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나도 에너지를 내뱉고 싶다. 빛을 뿜어내고 싶다.



Posted by yujo :

빨간불 23초

2009. 11. 13. 23:47 from -
어둑어둑. 비까지 와서 날이 일찍 저물었다. 차 안에서 한숨을 잔뜩 쉬었다. 비가 와서인지 여전한 감기 때문인지 지치는 날이었다. 퇴근시간에 들어설 무렵이라 차들이 꼬리를 물었다. 비에 번져서 가로등이, 헤드라이트가 둥글게 빛을 뿜는다. 빨간불, 멈춰 섰다. 멍하니 거리를 보는데 호랑이탈하고 눈이 마주쳤다. 아니 인형이라서 마주친 것처럼 보였다. 뒤로는 커다란 2층의 가게가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는데 어둑한 길거리에 비를 맞으며 차들을 보고 있었다. 생각없이 손을 들어서 흔들었다. 안녕안녕. 뭉특한 인형손을 흔들어서 답을 해준다. 어랏, 나 보이나. 나 1차선인데. 계속 안녕-했더니 저도 계속 손을 흔들어준다. 이번엔 양 손을 들어서 우는 표시를 해보였다. 나 오늘 우울한데. 그랬더니 짧은 팔다리를 덤방덤방 휘저으며 춤을 춰준다. 파란불, 신호가 바뀐다. 춤을 추다가 우뚝 멈추고 잘가라고 다시 손을 흔든다. 고마웠다. 되게 고마웠다. 진짜 고마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안그래도 눈가로 번진 아토피가 심해질까봐 얼른 티슈를 꺼내 눈을 꾹 눌렀다. 오늘 밖에 되게 추웠는데. 추적추적 비도 왔는데. 느리게 지나는 시간은 생각하지도 못한 일의 연속이다. 끝도 없이 많은 차들이 빛을 내며 스쳐갔다. 생각한다. 내일도 춥다고 했는데. 어쩌면 내일은 첫눈이 올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이 모든 걸 덮어버릴 첫눈이.




Posted by yujo :
아무렇지 않은 표정의 얼굴이라고 해서 상처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과거보다 현재에 더 무게를 두고 살아간다고 해서 지난 일을 아무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입 밖으로 꺼내놓지 않는다고 해서 다 잊은 것은 아니다.
눈 앞에 손 끝에 닿지 않는다고 해서 잘라낼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이제 싸우기도 지치는 편견들 사이에서 시간만 조용히 흘러간다. 비어져 나오는 많은 것들을 꾸역꾸역 삼키는 수밖에 없다. 안에서 썩어가든 부풀어나가든 뭐든... 어쨌거나 밖으로 나와서 서있을 수 있는 자리가 없는 것들이니까 삼켜야한다. 안으로, 속으로. 내 안에서만 존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소리가 없는 주변이 고요하다. 사람들, 사람들. 추위. 나는 당신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Posted by yujo :

pause

2009. 10. 26. 20:59 from -
요즘은 이---->http://www.musicovery.com/ 사이트에서 노래를 듣고 있는데 재밌다. 적당히 장르와 시대, 무드(positive or dark, energetic or calm 정도)를 설정하면 곡이 랜덤으로 나온다. 라디오같다. 아무래도 음악은 듣다 보면 한정된 풀 안에서 듣게 되니까, 비슷한 취향의 새로운 곡을 쉽게 알게 되서 좋다. 지금은 Eels의 Novocaine for the soul이라는 곡이 나오고 있다. 내 영혼을 위해서도 제법 필요할 것 같은데 이거... 여기까지 쓰는 사이 Beck으로 넘어갔다.


그냥, 나도 잘 모르겠다. 답이 없다. 그냥 웃지요.




Posted by yuj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