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쓴 글 몇 개를 지웠다. 이유는 사실 그 때 그 타이밍에 쓰고 싶었던 글이 아니었는데
속에 있는 걸 제대로 내뱉지 못해서 다른 내용의 글을 '꾸며서' 썼기 때문이다.
며칠 블로그에 들어올 때마다 그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진심이 아닌 글들은 지웠다.
물론 포스팅했던 몇몇 곡들을,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그 때 하고 싶었던 진심의 말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비공개로 돌리지도 않고 그냥 지웠다. 그 편이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속에 있는, 내뱉고 싶은 말들이 있지만 할 수는 없다.
여기에서 할 말도 아니고 누구에게도 말하기 쉽지 않은 것들이고 말해도 변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 말들은 그냥 곱게 땅을 파고 묻어야 할 것 같다. 저 깊은 땅 속에 보이지 않도록.
땅에 묻는다고 해서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냥 내 속에 깊이 묻어두는 것 뿐이다.
말을 하는 것과는 별개로, 지금의 판단이 옳은 건지 그른 거였는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
지금이 옳은 건지, 아니면 그때가 옳은 건지 언젠가는 알게 될 날이 올거다.
나는 은근히 어떤 부분에서는 성격이 좀 급한 면이 있어서 안달하기도 하지만 결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나 혼자만 관계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타인이 있고, 상호작용도 있고, 시간도 환경도 있으니.
세상의 모든 일들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좋게 만들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만큼 좋지 못할 때는 더 많다.
어쨌거나 더 길게 봤을 때 인생의 기울기가 음보다는 양이 아니겠냐고 뒷자리의 J가 얘기해줬다.
(우리는 왜 술 먹다가도 그래프를 그려야 하는 걸까;;orz)
시간이 지난다. 사실 최근에 그 무엇으로도 시간을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어느 것에도 방점을 찍지 못한 채로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침잠했다.
혼자서 웃거나, 혼자서 울거나, 웃지도 울지도 않는 죽은 것 같은 채였다. 지긋지긋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속으로 삼키고 삼키고, 이런 일들은 익숙하다고 생각할 때도 됐다.
아마도 평생 해야할 일. 넣어두는 법에 익숙해지고 능숙해질수록 괜찮은 사람은 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