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르고 주변은 소리없이 변해간다. 둥글게 모여있던 사람들은 자기만의 것을 찾아서 하나 둘 떠나간다. 심지어 내가 죽기 전에 한국에서 출시가 될까 싶었던 아이폰까지 나온 마당에, 왜 나는 변하지 않는 걸까. 여전히 어둡고 축축하고 무기력하며 누구든 받쳐주지 않으면 끝없이 침잠한다. 주변 사람들이 내뿜는 에너지만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하마처럼 삼켜댄 반사광으로 겨우겨우 지탱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받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나도 에너지를 내뱉고 싶다. 빛을 뿜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