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 위태로운 이야기
'all categories'에 해당되는 글 341건
- 2009.12.05 위태로운 이야기 2
- 2009.11.30 섬광
- 2009.11.13 빨간불 23초 1
- 2009.11.03 나는 당신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 2009.10.26 pause 2
- 2009.10.25 나지완 징크스
- 2009.10.22 Shine
- 2009.10.18 Before The Worst
- 2009.10.14 새벽 4시
- 2009.10.11 Another Day
시간은 흐르고 주변은 소리없이 변해간다. 둥글게 모여있던 사람들은 자기만의 것을 찾아서 하나 둘 떠나간다. 심지어 내가 죽기 전에 한국에서 출시가 될까 싶었던 아이폰까지 나온 마당에, 왜 나는 변하지 않는 걸까. 여전히 어둡고 축축하고 무기력하며 누구든 받쳐주지 않으면 끝없이 침잠한다. 주변 사람들이 내뿜는 에너지만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하마처럼 삼켜댄 반사광으로 겨우겨우 지탱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받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나도 에너지를 내뱉고 싶다. 빛을 뿜어내고 싶다.
어둑어둑. 비까지 와서 날이 일찍 저물었다. 차 안에서 한숨을 잔뜩 쉬었다. 비가 와서인지 여전한 감기 때문인지 지치는 날이었다. 퇴근시간에 들어설 무렵이라 차들이 꼬리를 물었다. 비에 번져서 가로등이, 헤드라이트가 둥글게 빛을 뿜는다. 빨간불, 멈춰 섰다. 멍하니 거리를 보는데 호랑이탈하고 눈이 마주쳤다. 아니 인형이라서 마주친 것처럼 보였다. 뒤로는 커다란 2층의 가게가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는데 어둑한 길거리에 비를 맞으며 차들을 보고 있었다. 생각없이 손을 들어서 흔들었다. 안녕안녕. 뭉특한 인형손을 흔들어서 답을 해준다. 어랏, 나 보이나. 나 1차선인데. 계속 안녕-했더니 저도 계속 손을 흔들어준다. 이번엔 양 손을 들어서 우는 표시를 해보였다. 나 오늘 우울한데. 그랬더니 짧은 팔다리를 덤방덤방 휘저으며 춤을 춰준다. 파란불, 신호가 바뀐다. 춤을 추다가 우뚝 멈추고 잘가라고 다시 손을 흔든다. 고마웠다. 되게 고마웠다. 진짜 고마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안그래도 눈가로 번진 아토피가 심해질까봐 얼른 티슈를 꺼내 눈을 꾹 눌렀다. 오늘 밖에 되게 추웠는데. 추적추적 비도 왔는데. 느리게 지나는 시간은 생각하지도 못한 일의 연속이다. 끝도 없이 많은 차들이 빛을 내며 스쳐갔다. 생각한다. 내일도 춥다고 했는데. 어쩌면 내일은 첫눈이 올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이 모든 걸 덮어버릴 첫눈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의 얼굴이라고 해서 상처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과거보다 현재에 더 무게를 두고 살아간다고 해서 지난 일을 아무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입 밖으로 꺼내놓지 않는다고 해서 다 잊은 것은 아니다.
눈 앞에 손 끝에 닿지 않는다고 해서 잘라낼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이제 싸우기도 지치는 편견들 사이에서 시간만 조용히 흘러간다. 비어져 나오는 많은 것들을 꾸역꾸역 삼키는 수밖에 없다. 안에서 썩어가든 부풀어나가든 뭐든... 어쨌거나 밖으로 나와서 서있을 수 있는 자리가 없는 것들이니까 삼켜야한다. 안으로, 속으로. 내 안에서만 존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소리가 없는 주변이 고요하다. 사람들, 사람들. 추위. 나는 당신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과거보다 현재에 더 무게를 두고 살아간다고 해서 지난 일을 아무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입 밖으로 꺼내놓지 않는다고 해서 다 잊은 것은 아니다.
눈 앞에 손 끝에 닿지 않는다고 해서 잘라낼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이제 싸우기도 지치는 편견들 사이에서 시간만 조용히 흘러간다. 비어져 나오는 많은 것들을 꾸역꾸역 삼키는 수밖에 없다. 안에서 썩어가든 부풀어나가든 뭐든... 어쨌거나 밖으로 나와서 서있을 수 있는 자리가 없는 것들이니까 삼켜야한다. 안으로, 속으로. 내 안에서만 존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소리가 없는 주변이 고요하다. 사람들, 사람들. 추위. 나는 당신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요즘은 이---->http://www.musicovery.com/ 사이트에서 노래를 듣고 있는데 재밌다. 적당히 장르와 시대, 무드(positive or dark, energetic or calm 정도)를 설정하면 곡이 랜덤으로 나온다. 라디오같다. 아무래도 음악은 듣다 보면 한정된 풀 안에서 듣게 되니까, 비슷한 취향의 새로운 곡을 쉽게 알게 되서 좋다. 지금은 Eels의 Novocaine for the soul이라는 곡이 나오고 있다. 내 영혼을 위해서도 제법 필요할 것 같은데 이거... 여기까지 쓰는 사이 Beck으로 넘어갔다.
그냥, 나도 잘 모르겠다. 답이 없다. 그냥 웃지요.
그냥, 나도 잘 모르겠다. 답이 없다. 그냥 웃지요.
나지완 징크스. 나지완 타석을 내가 지켜보고 있으면 홈런을 친다. 아마 올해 패넌트레이스에서 낸 홈런 24개 중에서 반 정도는 본 것 같다. 당연히 난 한화이글스 팬이기 때문에 보려고 본 건 아니다. 어느 날은 한화 경기가 클리닝 타임이라 채널을 돌리다가 기아 경기를 보는데 나지완 타석이었다. 볼카운트 2-0에서 '또 나지완이네~'하고 보는 순간 공이 펜스를 넘어갔다. 어느 날인가는 한화 경기가 일찍 끝나서 기아 경기를 보고있는데 홈런을 쳤다. 올해 구장에서 본 경기는 총 26번. 그 중에 4번이 기아 경기였다. 3번은 한화-기아전으로 대전구장에서 있던 경기였고, 나머지 한번은 목동에서 히어로즈-기아전이었다. 그 4번 모두에서 나지완은 홈런을 쳤다. 한화나 히어로즈 두팀 다 4강에 들지 못한 팀이고 특히나 한화는 투수진이 시망(한번은 류현진한테 뽑은 홈런이지만), 게다가 파크팩터를 생각해봐도 직관 4번 모두에서 나지완이 홈런을 칠 확률이 그렇게 높을까. (그 4번의 시합 중에 나지완보다 12개의 홈런을 더 친 김상현의 홈런은 딱 한 번 봤다;) 뭐 야구경기에서 홈런이라는게 아주 많이 중요한 건 아닐 수도 있다. 차근차근 팀플레이로 만들어나가는 한 점이 더 큰 점수일지 모른다. 어쨌거나 내가 바나나우유 몸매의 나지완을 인식하게 된 건 볼 때마다 치던 홈런 때문이다. 내가 무심히 티비를 보다가, 혹은 구장에 갔다가 '왜 쟤는 매번 홈런을 치는거야!'라고 버럭하다보니 어느 새 나지완 징크스라는 것까지 생겨 있더라.
내 기억에 올해 패넌트레이스에서 내가 나지완 타석을 보고 있을 때 홈런이 나오지 않았던 건 딱 한 번이다. 9월 24일에 기아가 1위를 결정짓던 날. 비교적 최근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코시 5,6차전에서도 나지완은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1-4차전은 제대로 안봤다) 나지완 징크스가 깨졌나 했다. 그래서 오늘은 맘 편하게 경기를 보고 있었다. 개인적인 이유로 SK를 응원했는데 잠시 TV를 꺼둘 것을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나지완이 치지 못했어도 기아의 9회 말 타순이 워낙 좋았다. SK는 이미 8번째 투수가 나온 상황에 채병용은 올 시즌이 끝나면 팔 수술하고 군에 간다. 아마 오늘 등판을 생각도 못했을거고 4차전에서 던질 수 있는 한계까지 던졌을거다. (불펜에서 팔도 제대로 못 푸는 상황이었다니 괜히 배영수가 생각난다) 나지완이 공을 치는 소리는 딱 들어도 넘어가는 소리였다. 그 순간 생각났다. 엑, 나지완 징크스 유효했던건가- 하고.
2009년 시즌이 완전히 끝났다. 올해도 거의 다 갔구나 싶다. 꼴칰이었지만 재밌었다. 어쩌다보니 선수들 관계되는 일도 좀 하게 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기억에 남을 경기들과 내가 좋아한 첫번째 선수의 은퇴식, 연패의 순간에도 구장에 있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은 못했지만 다른 팀의 경기도 재밌었다. 내년 4월까지는 무슨 재미로 사나. 스토브리그도 야구의 재미라지만 팀의 두 기둥이 흔들거리는 이글스의 FA크리를 생각하면 겨울도 내년도 암울한게 사실이다 (심지어 내야의 기둥 김민재 선수도 코치가 됐다;) 그래도 언젠가는 V2를 만들어내려니 하고 또 6시 반이면 두근두근하면서 TV 앞이나 지정석에 앉아있을게 뻔하다. 그깟 공놀이가 뭐라고. 나참.
오늘, 야구가 끝났다.
내 기억에 올해 패넌트레이스에서 내가 나지완 타석을 보고 있을 때 홈런이 나오지 않았던 건 딱 한 번이다. 9월 24일에 기아가 1위를 결정짓던 날. 비교적 최근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코시 5,6차전에서도 나지완은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1-4차전은 제대로 안봤다) 나지완 징크스가 깨졌나 했다. 그래서 오늘은 맘 편하게 경기를 보고 있었다. 개인적인 이유로 SK를 응원했는데 잠시 TV를 꺼둘 것을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나지완이 치지 못했어도 기아의 9회 말 타순이 워낙 좋았다. SK는 이미 8번째 투수가 나온 상황에 채병용은 올 시즌이 끝나면 팔 수술하고 군에 간다. 아마 오늘 등판을 생각도 못했을거고 4차전에서 던질 수 있는 한계까지 던졌을거다. (불펜에서 팔도 제대로 못 푸는 상황이었다니 괜히 배영수가 생각난다) 나지완이 공을 치는 소리는 딱 들어도 넘어가는 소리였다. 그 순간 생각났다. 엑, 나지완 징크스 유효했던건가- 하고.
2009년 시즌이 완전히 끝났다. 올해도 거의 다 갔구나 싶다. 꼴칰이었지만 재밌었다. 어쩌다보니 선수들 관계되는 일도 좀 하게 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기억에 남을 경기들과 내가 좋아한 첫번째 선수의 은퇴식, 연패의 순간에도 구장에 있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은 못했지만 다른 팀의 경기도 재밌었다. 내년 4월까지는 무슨 재미로 사나. 스토브리그도 야구의 재미라지만 팀의 두 기둥이 흔들거리는 이글스의 FA크리를 생각하면 겨울도 내년도 암울한게 사실이다 (심지어 내야의 기둥 김민재 선수도 코치가 됐다;) 그래도 언젠가는 V2를 만들어내려니 하고 또 6시 반이면 두근두근하면서 TV 앞이나 지정석에 앉아있을게 뻔하다. 그깟 공놀이가 뭐라고. 나참.
오늘, 야구가 끝났다.
Take That - Shine live
요즘은 좀 춥지만 대체적으로 날씨가 좋아서 진흙같이 끈적거리던 마음이 점점 말라간다.
야경을 보러 갔었다. 정말 많은 불빛들 멀리로 눈만 깜박거렸다.
오늘은 혼자 마시는 맥주, 새벽의 시간. 아주 느리게 행복해져간다.
The Script - Before The Worst
Who would have thought it would end up like this?
아 쌀쌀하다. 개인적으로 추운 계절을 좋아하지 않아서 이 무렵이 되면 온 몸이 굳어가는 것 같다. 환절기라 기관지도 좋지 않고 잠도 제대로 못자서 새벽에 깨고, 다시 잠들려고 두어 시간을 뒤척이다가 그냥 일어났다. 감기는 밀물과 썰물처럼 오가고 그나마 몸무게가 계속 빠지는 건 멈췄다. 잠을 못자니 입맛이 있을 턱이 있나.
최근에 푸초딩이 나한테 그랬다. 원래 세상에서 제일 잡기 힘든게 기회고 제일 맞추기 힘든게 시기라고. 이 말을 안들었다면 정말 지금도 꾸역꾸역 자학하고 있었을거다. 그냥 내가 잘못한게 아니고, 내가 부족했던게 아니고, 전부 거짓이었던게 아니라 무지하게 운이 없었던 것 뿐이라는 얘기. 내 탓이 아니고 남의 탓....은 아니지만-_-; (내 탓도 없진 않았겠지.) 그래도 그냥 어쩌다 한 번 있었을 운이 없었던 일이라고 위로를 받았다. 덕분에 어디서 쉽게 꺼내지 못할 이야기들도 겨우겨우 꺼내서 뱉어가며, 평소에도 얼마 있지 않은 긍정들을 싹싹 긁어모아서 지내고 있다. 자학하고 속으로 앓는 것 보다야 백번은 나았을 일이다. 뭐 어쩌겠어. 이것도 한 때고 현실이니까 즐기는 수밖에 없다. 결론은 푸초딩님 감사... 고기 살게; 내가 매일 놀려도 사실은 고마워하고 있다니까ㅋㅋ
운이 없을 때도 있고 있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까. 어쨌거나 새벽 4시는 어두컴컴하고 춥다. 그래도 시간은 지나기 마련이고 아침이 되면 지금보단 분명히 따뜻하고 기분도 나아져 있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치과만 안가도 밥을 좀 더 잘먹을거 같기도 한데.
최근에 푸초딩이 나한테 그랬다. 원래 세상에서 제일 잡기 힘든게 기회고 제일 맞추기 힘든게 시기라고. 이 말을 안들었다면 정말 지금도 꾸역꾸역 자학하고 있었을거다. 그냥 내가 잘못한게 아니고, 내가 부족했던게 아니고, 전부 거짓이었던게 아니라 무지하게 운이 없었던 것 뿐이라는 얘기. 내 탓이 아니고 남의 탓....은 아니지만-_-; (내 탓도 없진 않았겠지.) 그래도 그냥 어쩌다 한 번 있었을 운이 없었던 일이라고 위로를 받았다. 덕분에 어디서 쉽게 꺼내지 못할 이야기들도 겨우겨우 꺼내서 뱉어가며, 평소에도 얼마 있지 않은 긍정들을 싹싹 긁어모아서 지내고 있다. 자학하고 속으로 앓는 것 보다야 백번은 나았을 일이다. 뭐 어쩌겠어. 이것도 한 때고 현실이니까 즐기는 수밖에 없다. 결론은 푸초딩님 감사... 고기 살게; 내가 매일 놀려도 사실은 고마워하고 있다니까ㅋㅋ
운이 없을 때도 있고 있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까. 어쨌거나 새벽 4시는 어두컴컴하고 춥다. 그래도 시간은 지나기 마련이고 아침이 되면 지금보단 분명히 따뜻하고 기분도 나아져 있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치과만 안가도 밥을 좀 더 잘먹을거 같기도 한데.
Buckshot LeFonque - Another Day
잠 안오는 쌀쌀한 요즘 밤엔 재즈가 듣기 좋다(나이먹어가나;) 이 곡 가사도 좋고.
워낙 MV가 올드한 느낌인데다 재즈는 역시 jam이니 영상을 찾아보려고 했더니 거의 cover다.
벅샷르퐁크의 라이브가 보고싶은데 찾기가 어렵네.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