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Fang - When We're Fire
"난 오늘도 많은 것을 망쳤어요."
얼마 전 친구와 저녁을 먹으면서 그런 얘기를 했다.
매일같이, 어떤 것도 쉽게 그냥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지나가지 못하고
뭘 하나라도 얻어내려면 요구하고, 설명하고, 제시하고, 아등바등 노력해야만 하는게 너무 피곤하다고
그게 하다못해 점심 메뉴를 하나 고르거나, 휴일을 보내는 것 같은 일상적인 것들에서조차
척하면 척 손뼉이 딱딱 맞질 못하고 자잘한 차이를 좁혀가야 하는게 너무 지친다고 했다.
일하고 연애하고 사는 문제로 확대되면 지침의 폭도 확대된다.
어쩌면 그 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이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해서 얻어낸 것들이
내 양껏 차는 것들이 아닌 타협의 결과물이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진 것은 비루하고, 그것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은 성에 안차고,
내 욕심은 끝이 없고 완벽하지 못하면 못견뎌내는 성미는 피곤하고
그런 것들과 매일 같이 싸워야하는 시간이 정말... 지침.
어떤 날은 그냥 내 인생에 몇 번 없을 행운처럼 요행으로라도,
혹은 그냥 찰떡같이 너무 잘 맞는 사람들과 살고 있어서
쓱 하고 쉽고 좋은 것들이 손에 쥐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냥 그런 것들이 좀 있어야 이 지침도 덜하지 싶고
이 장기 레이스가 해볼만 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겠냐...
신 새끼야 동기부여를 좀 해줘라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