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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15 고양이의 하루
  2. 2010.11.18 어느 날

고양이의 하루

2010. 12. 15. 20:03 from -
오늘 되게 추웠다. 날씨도 마음도.
화가 나는 것도 아니고 서러워서 눈물이 나지도 않았다. 별로, 할 수 없으니까 그저 담담히
아. 사는게. 나이를 먹는게 이런 거지 하고 받아들이는 수 밖에.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도 있고 미련하달수도 있고
어쨌거나 지나가는 일이니까 생각보다 아무렇지도 않았다. 할 말도 없었다.
그 와중에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그사람한테 위로를 받으면 정말로 괜찮아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현실은 당연히 위로 받을 수도 없고 볼 수도 없지만, 실은
어째서 생각나는게 그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유를 알고 있어도 현실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겠지만.

따뜻한 빛을 받으며 하루를 보내고 싶다.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반짝반짝 빛났으면 좋겠다.
낮에는 노릇한 햇빛 아래에서, 밤에는 불꽃놀이처럼 펑펑 터지는 날들을 보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Posted by yujo :

어느 날

2010. 11. 18. 17:39 from -
- 시작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가볍게 시작했다 힘들었던 적이 있어.
- 나도.

- 가볍게 시작했으면 가볍게 끝냈어야 했는데.
- 그러게.

- 그렇게 못해서 힘들었어.
- 나도.

- 제법 오래.
- 나도.




친구는 내가 평소에 애착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 문제라고 했다.
대단치는 않아도 딱히 부족할 것 없이 태어나서 큰 노력 없이도 중간은 가는게 문제라고.
그러다 문득 애착을 가질만한 것이 생기면 가지고 있던 걸 모두 쏟아붓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얇은 가면을 쓴 것처럼.
대부분의 고통은 이 나쁜 패턴의 반복으로부터 시작됐다.






Posted by yuj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