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2010. 11. 18. 17:39 from -
- 시작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가볍게 시작했다 힘들었던 적이 있어.
- 나도.

- 가볍게 시작했으면 가볍게 끝냈어야 했는데.
- 그러게.

- 그렇게 못해서 힘들었어.
- 나도.

- 제법 오래.
- 나도.




친구는 내가 평소에 애착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 문제라고 했다.
대단치는 않아도 딱히 부족할 것 없이 태어나서 큰 노력 없이도 중간은 가는게 문제라고.
그러다 문득 애착을 가질만한 것이 생기면 가지고 있던 걸 모두 쏟아붓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얇은 가면을 쓴 것처럼.
대부분의 고통은 이 나쁜 패턴의 반복으로부터 시작됐다.






Posted by yuj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