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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만들고 그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한다. 예전에 생각했다가 잊고 있었는데, 어제 잠들기 전 문득 떠오른 이야기를 하자면 [몸의 길이는 175cm인데 키는 176cm인 사람]에 대한 얘기가 있다. 말 그대로 그의 머리서부터 발 끝까지의 길이는 175cm인데, 태어날 때부터 발바닥 아래 마치 신발 창을 댄 것처럼 1cm가 떠있는 것이다. 그는 그 점만 제외하면 보통의 사람들과 다를 것 하나 없이 살아간다. 신발 안에서도 1cm가 떠있는 그 발은 순수하게 한 번도 땅을 제대로 밟지 못했다. 그가 7살이 되던 해 그의 아버지는 어떻게든 그를 땅에 붙여놓으려고 어깨를 찍어 눌렀다. 덕분에 그는 쇄골 골절로 석 달간 깁스를 하고 다녀야만 했다. 그 해 여름은 무척 더워서 그 석 달이 그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끔찍한 시간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여름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어쨌거나 몸의 길이는 175cm인데 키는 176cm인 그는, 땅에 발을 디디지도 못하고 공중으로 날아오르지도 못한 채 딱 1cm만을 부유하며 살아가고 있었다......는 이야기.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많이 만들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가 몇 년간 잊고 있었다. 뒷 이야기를 또 생각할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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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다가 깨어났다. 정말로 오랜만에.
주변에 아는 사람은 아는 얘기지만, 난 정말로 꿈을 많이 꾸는 편이고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빈도 및 내용의 비현실성이)심했는데 최근 반 년간은 거의 꾸지 않았던 것 같다. 두 세번 쯤? 그런데 어제 밤에는 두 종류의 꿈을 꿨다. 기억도 생생한데다 제법 현실적이고 일상적이며 어쩌면 내가 바라는 이야기. 일어나자마자 영화 '달콤한 인생'이 떠올랐다. 그 영화에 보면 스승과 제자의 대화가 나온다. 잠에서 깨어 울고 있는 제자에게 스승은 [무서운 꿈을 꾸어 우느냐, 슬픈 꿈을 꾸어 우느냐]하고 묻는다. 제자는 답한다.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 나는 정말로 오랜만에 장자가 나비냐 나비가 장자냐 싶을 정도로 현실감 넘치는 꿈을 꾸다가 깨어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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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에 보면 또 선우가 그런다. [지금부터 지워버려! 그럼 지워지는 거에요? 아니잖아요. 그런 거 아니잖아요.][생각해봤는데, 많은 사람들이 안좋은 기억이 있잖소. 아무리 애를 써도 그게 지워지지가 않는 거거든. 근데 그 흔적들은 제거 할 수가 있지. 원인제공자들 말이야.][아니, 그런 거 말고. 진짜 이유를 말해 봐요. 말해 봐요. 저 진짜 생각 많이 해봤는데, 저 정말 모르겠거든요]. 선우가 정말 몰랐던 건 아닐 거다. 그냥, 어느 순간엔가 뒤틀려버린 일들이 돌이킬 수도 없고 납득할 수도 없게 된다.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의 양자택일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듣고 싶었던 말이 뭘까. 그게 뭐가 되던지, 그저 달콤한 꿈이었다고 해도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고 잔상이 남아있을 텐데. 그걸 달콤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최소한의 여유가 남아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유태인의 수용소에도 유머는 남아 있었고, 극한의 상황에서 짜내는 골계미가 있다고도 하지만 그렇게조차 할 수 없는 핀치로 몰려 가는 때가 분명히 있다. 그래도 생각하지. 달콤쌉싸름해. 아아. 참. 달콤하구나.
가끔씩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만들고 그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한다. 예전에 생각했다가 잊고 있었는데, 어제 잠들기 전 문득 떠오른 이야기를 하자면 [몸의 길이는 175cm인데 키는 176cm인 사람]에 대한 얘기가 있다. 말 그대로 그의 머리서부터 발 끝까지의 길이는 175cm인데, 태어날 때부터 발바닥 아래 마치 신발 창을 댄 것처럼 1cm가 떠있는 것이다. 그는 그 점만 제외하면 보통의 사람들과 다를 것 하나 없이 살아간다. 신발 안에서도 1cm가 떠있는 그 발은 순수하게 한 번도 땅을 제대로 밟지 못했다. 그가 7살이 되던 해 그의 아버지는 어떻게든 그를 땅에 붙여놓으려고 어깨를 찍어 눌렀다. 덕분에 그는 쇄골 골절로 석 달간 깁스를 하고 다녀야만 했다. 그 해 여름은 무척 더워서 그 석 달이 그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끔찍한 시간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여름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어쨌거나 몸의 길이는 175cm인데 키는 176cm인 그는, 땅에 발을 디디지도 못하고 공중으로 날아오르지도 못한 채 딱 1cm만을 부유하며 살아가고 있었다......는 이야기.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많이 만들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가 몇 년간 잊고 있었다. 뒷 이야기를 또 생각할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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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다가 깨어났다. 정말로 오랜만에.
주변에 아는 사람은 아는 얘기지만, 난 정말로 꿈을 많이 꾸는 편이고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빈도 및 내용의 비현실성이)심했는데 최근 반 년간은 거의 꾸지 않았던 것 같다. 두 세번 쯤? 그런데 어제 밤에는 두 종류의 꿈을 꿨다. 기억도 생생한데다 제법 현실적이고 일상적이며 어쩌면 내가 바라는 이야기. 일어나자마자 영화 '달콤한 인생'이 떠올랐다. 그 영화에 보면 스승과 제자의 대화가 나온다. 잠에서 깨어 울고 있는 제자에게 스승은 [무서운 꿈을 꾸어 우느냐, 슬픈 꿈을 꾸어 우느냐]하고 묻는다. 제자는 답한다.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 나는 정말로 오랜만에 장자가 나비냐 나비가 장자냐 싶을 정도로 현실감 넘치는 꿈을 꾸다가 깨어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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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에 보면 또 선우가 그런다. [지금부터 지워버려! 그럼 지워지는 거에요? 아니잖아요. 그런 거 아니잖아요.][생각해봤는데, 많은 사람들이 안좋은 기억이 있잖소. 아무리 애를 써도 그게 지워지지가 않는 거거든. 근데 그 흔적들은 제거 할 수가 있지. 원인제공자들 말이야.][아니, 그런 거 말고. 진짜 이유를 말해 봐요. 말해 봐요. 저 진짜 생각 많이 해봤는데, 저 정말 모르겠거든요]. 선우가 정말 몰랐던 건 아닐 거다. 그냥, 어느 순간엔가 뒤틀려버린 일들이 돌이킬 수도 없고 납득할 수도 없게 된다.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의 양자택일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듣고 싶었던 말이 뭘까. 그게 뭐가 되던지, 그저 달콤한 꿈이었다고 해도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고 잔상이 남아있을 텐데. 그걸 달콤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최소한의 여유가 남아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유태인의 수용소에도 유머는 남아 있었고, 극한의 상황에서 짜내는 골계미가 있다고도 하지만 그렇게조차 할 수 없는 핀치로 몰려 가는 때가 분명히 있다. 그래도 생각하지. 달콤쌉싸름해. 아아. 참. 달콤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