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2014. 11. 13. 00:59 from -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시간과 공간 개념의 유지는 무엇보다 중요한데

놀란 감독은 오히려 시공간을 분절하고 왜곡한다.

꾸역꾸역 접혀서 겹쳐버린 시공간 개념을, 깊숙하게 관통하는 내러티브는

일반적인 시계열, 공간이 유지된 상태의 진행보다 강렬하게 인상에 남는다.

물론 내러티브에 논리를 부여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툴이

(인셉션에서는 꿈으로 가는 능력, 인터스텔라에서는 우주탐험 등)

일상적이지 않은 데서 오는 강렬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흥미롭게 녹여서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만드는 능력이 대단하다.

어쨌든 지그소 퍼즐처럼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 시공간을

꼬치처럼 꿰어 이야기를 푸는 게 놀란의 시그니처라고 다시 한 번 확인.



우주탐사를 소재로 하는 영화라면 그라비티가, 

(미장센이며 음향효과, 음악 포함)

우주에서 오는 메시지와 상대성이론이라면 컨택트가,

타임슬립이 소재라면 12몽키즈가 나한테는 훨씬 흥미로운데

놀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그랬나.



인듀어런스와 탐사선의 도크 씬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회전하는 기계들은 화면을 유유히 가로지르며 왈츠를 추는 것 같았다.





Posted by yuj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