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2009. 7. 1. 15:12 from -
집 떠나서 3개월차.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라고 쓰고싶지만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위화감따위 전혀 없었다-_- 내가 원래 이렇지 뭐;;; 거처를 정해두는 곳은 가족들이 있는 둥지 하나 정도면 족하다. 그 외에는 그냥 트렁크 하나 들고 흘러다니는 플랑크톤 삶이 내가 추구하는 것 아니겠나 (웃음) 그런 의미에서 아마 동물과 함께 사는 건 정말로 화루가 마지막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거처가 없으니 동거하는 동물 두기도 쉽지 않겠다 싶은 것. 인생의 마지막 고양이에게 최선을 다해야 할텐데 고작 3개월쯤 집에서 떠나 있었다고 10년을 함께 산 나를 외면해주시는 화루님.... 야 임마.........

영화는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더라. <천사와 악마>가 개봉하고 그 다음일인가 본게 마지막이니 얼추 한 달은 넘은 것 같다. 아트시네마도 전혀 못가고 있고 그렇다고 DVD나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보지도 않고. 최근 개봉작은 하나도 못 본것 같다. 내가 이렇게 될 줄이야;;; 이번 주말에는 숙제같이 밀려뒀던 영화들 쭉 봐야지. 대신 요즘은 티비에서 다큐멘터리 채널을 자주 본다. 은근히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그나마 음악이랑 책은 꾸준히 읽고 있는데, 책을 더이상 둘 공간이 없다; 집에 가지고 내려가야 할텐데 책은 무게가 있어서. 귀찮기도 하고.

애증의 야구는 후... 엊그제 무려 세 명의 롯데팬에게 위로를 받았는데, '너네는 88885774 비밀번호의 꼴데잖아!!'라고 까칠하게 응수해도 그들은 '과부 심정은 홀아비가-_-'라는 태도로 위로를 끝까지 마치더라. 어쩌다 롯데팬한테 위로를 받는 지경까지 왔는지 난 잘 모르겠다ㅠㅠ 어쨌거나 오늘도 지면 10연패, 93년 빙그레이글스 이후의 신기록이라는거. 어휴 그깟 공놀이.

평일 낮에 유유자적 놀러다닐 적에 직장인들이 다들 부러워했던게 이렇게 와닿다니. 점심 시간에 잠시 청계천을 지나 광화문 쪽에 갔다가 들어오기 싫어서 속상해졌다. 인스턴트 커피를 앞에 두고 졸음을 참고 있는 오후란 참.



++ 새로 시행되는 저작권법 때문에 올렸던 영화 캡쳐들 포스트를 전부 비공개로 돌렸다. 교육적 목적의 인용같은 거라면 고소크리까지는 안당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사실 그 동영상들 교육적 목적이라고 갖다붙이려고 밑에 뭘 주절주절 쓰고 싶지도 않고... 내가 올렸던 영상들은 사실 무슨 말을 하는 것보다 한 번 보는게, 가능하다면 영화를 한 편 보는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코멘트를 쓸 생각도 없다. MV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티스토리로 옮겨오면서 음원파일을 지웠던 건 지금 생각해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MV들은 정말... 유툽에서 매니지먼트사가 올린 오피셜 클립 중에서 링크 가능한 것만 퍼오면 되는건가. 그리고 광고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사실 여기 말고 전부터 준비하던 순수 저작물만 올리는 블로그가 있기는 하다. 근데 그거 말고도 취향과 잡설을 쏟아내는 이 곳도 참 좋은데.



Posted by yujo :